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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물류 & 배송 인사이트/라스트마일 & 배송 전략

동네 물류의 진화 : 라스트마일 2.0 시대의 핵심 전략

by godsend-blog 2025. 5. 16.

이제 물류의 최전선은 ‘도심’이며, 전쟁터는 ‘우리 동네’다. 과거에는 택배가 언제 오든 참을 수 있었지만, 요즘 소비자는 몇 시에 도착하는지, 어디에 도착하는지, 누가 가져오는지를 실시간으로 알고 싶어한다. 이처럼 물류가 고객의 일상 가까이 들어온 지금, 기업은 단순히 빠르게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감동 있게 배송해야 살아남는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라스트마일 2.0’ 전략, 즉 진화된 동네 물류의 핵심 전략이다. 이 글에서는 기존 라스트마일 물류의 한계를 짚고,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동네 물류 모델과 실제 사례, 그리고 앞으로 주목할 트렌드를 정리해 본다.

1. 라스트마일 1.0의 한계와 변화의 필요성

‘라스트마일’은 물류의 마지막 구간을 의미하지만, 사실상 고객이 물류를 처음 인식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제품을 구입한 이후 고객이 실제로 상품을 손에 쥐게 되는 순간이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의 경험이 브랜드 전체에 대한 인상을 결정짓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라스트마일 구조, 즉 ‘1.0 시대’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배송 효율의 불균형이다. 기존 라스트마일 구조는 대부분 대형 물류센터에서 택배기사를 거쳐 개별 주소지로 배송하는 단선적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물량이 많아질수록 개별 배송 시간은 길어지고, 차량 정체나 건물 진입 제한 등의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도심 지역에서는 골목길, 층간 이동, 엘리베이터 이용 대기 등으로 택배 기사 1명이 하루 수백 건의 배송을 처리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소비자 기대 수준은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 예전에는 "오늘 출고, 내일 도착"이면 충분했지만, 요즘은 "지금 주문하면 3시간 뒤 도착", "내가 원하는 시간에 딱 맞춰 수령", "반품도 기사 호출 없이 알아서 처리" 등 정확성과 편의성을 동시 요구하는 고객이 많아졌다.  이런 변화에 기존 시스템은 따라가기 어렵다. 단순한 속도 향상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많다. 예컨대 부재율이 높아 재방문이 필요하거나, 택배 분실·도난 이슈가 반복되는 경우 고객 만족도는 낮아지고, 배송 인력의 피로도는 높아지며, 기업의 물류비용도 가파르게 증가한다. 또한 최근에는 환경 이슈, 인건비 상승, 배송 기사 처우 문제 등으로 인해 기업들은 배송 구조를 단순히 더 빠르게 만들기보다, 더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으로 바꾸는 방향을 고민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라스트마일 2.0, 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도심 내 유연하게 움직이며, 고객 중심으로 설계된 진화된 동네 물류 전략이다.

2. 라스트마일 2.0이란 무엇인가?

‘라스트마일 2.0’은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서, 도심 인프라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복합적 배송 전략을 의미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① 초근거리 거점 물류화(MFC)
대형 물류센터가 아닌, 소비자와 가까운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구축해 물류를 분산. 이를 통해 고객과의 거리를 줄이고, 배송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② 고객 중심 경로 최적화
AI 기반 수요 예측과 실시간 트래픽 데이터를 활용해 배송 루트를 유동적으로 최적화하며, 특정 시간대나 위치를 기준으로 묶음 배송·예약 배송 등을 지원한다.

③ 다양한 수령 방식 지원
기존의 ‘문 앞 배송’에서 벗어나, 스마트 택배함, 무인 보관함, 오프라인 매장 픽업(PUDO), 드론 수령, 로봇 배송 등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물류를 유연하게 설계한다.

이처럼 라스트마일 2.0은 ‘배송’ 그 자체보다는, 배송 경험의 품질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개념이다.

3. 실제 기업들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가?

1)쿠팡 – 예측 기반 로켓배송
쿠팡은 전국 단위의 대형 물류망 외에도, 서울 및 수도권에 초근거리 MFC를 구축하고 AI 기반 주문 예측 시스템으로 사전 분류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주문 전부터 상품이 고객 근처에 대기하고 있어, 로켓배송이 당일 또는 다음날 도착이 가능해진다.

2)마켓컬리 – 풀콜드체인 + 새벽 배송
신선식품을 타깃으로 한 마켓컬리는 냉장·냉동 MFC와 전담 배송 시스템을 결합해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는 정온 물류’**를 실현했다. 이는 단순 배송이 아닌 ‘약속된 품질’이라는 신뢰를 구축한 사례다.

3)GS리테일 – 편의점 거점 픽업
도심 내 수많은 편의점을 활용해 라스트마일 물류 거점화를 시도. 소형 상품이나 긴급 상품에 대해 24시간 수령이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되며, 고객 유입 효과도 함께 노린다.

4)스타트업 – 도심 로봇 & 자율주행 시범 사업
로지스티와 같은 스타트업은 도심 내 자율 배송 로봇을 시범 운영하며, 배달원 부족 문제와 도심 내 효율성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실험 중이다.

4.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전략적 방향

라스트마일 2.0 시대에 주목해야 할 전략은 단순히 기술 적용이 아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하려면, 다음 세 가지 축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1)데이터 기반 운영
배송 예측, 수요 집중 구간, 고객 불만 유형 등을 데이터로 수집·분석해 운영 전략을 수시로 재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2)인프라의 유연한 활용
창고만이 물류 거점이 아니라, 카페, 편의점, 오피스 빌딩, 공유 공간 등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듈형 라스트마일 인프라 설계가 필요하다.

3)고객 맞춤형 배송 시나리오
소비자 유형에 따라 ‘시간 지정형’, ‘위치 지정형’, ‘비대면 수령형’ 등으로 맞춤화된 다양한 수령 옵션과 UX를 설계해야 한다.

이처럼 라스트마일의 진화는 단지 시스템 고도화가 아니라, 소비자 일상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전략적 침투 과정이라 할 수 있다.

5. 결론: 동네 물류는 경쟁력이자 서비스 그 자체다

라스트마일 2.0은 물류의 끝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의 시작점이다. 동네 물류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재구매율, 고객 충성도, 브랜드 신뢰도가 달라진다. 배송은 더 이상 뒤의 단순 기능이 아니다.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차세대 마케팅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라스트마일은 ‘내일 도착합니다’가 아니라, ‘당신의 생활 방식에 맞춰 정확히 도착합니다’라는 약속의 시대가 된 것이다.

도로 위를 달리는 택배 트럭 실루엣
도로 위를 달리는 택배 트럭 실루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