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집 앞 편의점에서 배송 알림 문자를 받는 일이 낯설지 않다. 과거에는 물건을 사는 곳과 받는 곳이 분리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구매 장소 = 수령 장소 = 배송 거점”이 하나로 융합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다름 아닌 GS25 같은 편의점이 있다. 편의점은 단순한 소비의 종착점이 아니라, 도심 속 초근접 라스트마일 물류 허브로 진화하며 배송 경쟁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 글에서는 GS25가 어떻게 배송 플랫폼으로 탈바꿈했는지, 그리고 편의점이 물류 전략에서 갖는 새로운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1. 왜 편의점이 ‘배송’을 시작했을까?
편의점은 단순한 소매점이 아니다. 도심 속 최전방에 위치한 생활 인프라이며, 전국에 약 5만 개가 넘는 점포가 항상 불을 밝히고 있다. 특히 주거지 반경 500m 이내에 거의 반드시 하나 이상 존재하는 GS25 같은 편의점은, 이미 그 자체로 라스트마일 배송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GS리테일은 이러한 지리적 장점을 활용해 202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편의점 배송 실험’**을 시작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우리 동네 딜리버리’**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앱이나 배달 플랫폼을 통해 GS25 매장 상품을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매장에서
즉시 상품을 출고하고, 제휴 배달원이 수령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도시락, 음료, 과자류 같은 편의점 대표상품 중심이었지만, 점차 즉석식품, 생필품, 건강제품, 심지어 소형 가전까지 확장되며 ‘작은 쇼핑몰’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창고 없는 주문처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GS25는 물류창고를 따로 두지 않고, 기존 매장을 미니 MFC(도심형 소형 물류센터)처럼 운영한다. 점주는 매장 내 상품을 고객 주문에 맞춰 피킹하고 포장하며, 제휴된 라이더가 해당 상품을 고객에게 배송하는 구조다. 별도의 물류센터, 배송 인프라 없이도, 빠르고 유연한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빠르게’**라는 라스트마일 배송의 본질에 편의점이 가장 적합한 인프라라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라스트마일 전략은 대형 물류센터 → 거점 배송 → 최종 고객 배송이라는 단계를 거쳤지만, 이제는 편의점 자체가 라스트마일의 끝이자 시작이 되고 있다.
결국, GS25는 단순히 “배송도 하는 편의점”이 아니라 “편의점 기반의 생활 물류 플랫폼”으로 진화 중인 것이다. 이 변화는 라스트마일 배송 경쟁의 무게중심이 기술력에서 ‘입지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 GS25의 배송 구조는 무엇이 다를까?
GS25는 쿠팡처럼 대규모 풀필먼트센터와 자사 배송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CJ대한통운처럼 전국 거점 창고와 자동화 물류망을 갖춘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대신 GS25는 ‘매장 기반 배송’이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라스트마일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전략의 핵심은 편의점 자체를 소형 물류허브(MFC)처럼 활용하는 것이다. 고객이 GS리테일 앱 또는 배달앱에서 상품을 주문하면,가장 가까운 GS25 매장이 자동으로 매칭되어 해당 상품을 피킹 한다. 이후 제휴 배달 라이더가 편의점으로 와서 상품을 픽업하고, 1시간 이내에 배송을 완료한다. 이 과정에서 별도의 풀필먼트센터, 배송 차량, 물류 자동화 설비 없이도 유연하고 빠른 배송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 구조는 ‘초근거리, 초단기 배송’에 최적화되어 있다. 특히 1인 가구 밀집 지역, 업무 상권, 학교·병원 근처 등 즉시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효율적이다. 배송 거리 자체가 짧기 때문에, 도로 교통 상황이나 택배기사 수급 문제의 영향을 덜 받고 보다 예측할 수 있는 배송 시간이 보장된다.
또한, 편의점 배송은 기존 점포 인력과 공간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인건비나 설비투자 부담이 적고, 빠르게 지역별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GS25는 이 구조를 활용해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즉시 배송할 수 있는 커버리지를 빠르게 넓혀가는 중이다.
결국 GS25의 배송 구조는 ‘많은 인프라 없이, 많이 커버하는’ 방식이 아니라, **‘적은 인프라로, 가까운 고객을 확실히 만족시키는 방식’**으로 정교하게 설계된 것이다. 이는 미래의 라스트마일 전략이 ‘속도’보다 ‘접점의 깊이’에 집중해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3. 편의점 배송, 어디까지 진화했

을까?
GS25의 배송 전략은 더 이상 단순히 "편의점에서 배달도 한다"는 수준이 아니다. 이제는 편의점 자체가 라스트마일의 완결 지점이자, 생활 물류 인프라의 핵심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스마트 보관함(무인택배함) 도입이다. 고객이 낮에 주문한 상품을, 퇴근길에 무인 보관함에서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야간이나 주말에도 수령이 가능해졌다. 또한, 냉장/냉동 기능을 갖춘 보관함을 통해 도시락이나 신선식품도 품질을 유지한 채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GS25는 홈쇼핑이나 GS프레시몰 같은 온라인몰과 연동하여 ‘편의점 픽업’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이로써 소비자는 집 근처 편의점에서 택배를 수령하거나 반품할 수 있게 되었고, GS25는 점점 더 많은 상품과 브랜드의 물류 노드로 연결되고 있다.
흥미로운 변화는 또 있다. 일부 점포에서는 사전에 모바일로 상품을 주문하고,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매장에서 수령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시도 중이다. 이는 ‘배달’이 아니라 ‘예약 수령’이라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며 직장인, 학생 등 시간 제약이 있는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결국 GS25는 배송 그 자체보다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전략은 고객 중심 라스트마일 전략의 정수라 할 수 있다.
4. 라스트마일 전략의 새로운 기준: 속도보다 근접성
과거에는 라스트마일 전략에서 ‘속도’가 최고의 무기였다. 당일배송, 새벽 배송, 3시간 내 배송 같은 서비스가 소비자의 선택 기준을 결정지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기준이 변하고 있다. 더 이상 “얼마나 빠르냐?”가 아니라 “얼마나 가까우냐?”가 핵심인 시대가 온 것이다. GS25 같은 편의점 기반 물류는 바로 그 ‘근접성’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가진 플레이어다. 고객이 자주 가는 동네, 일상 동선 안에 위치한 편의점은 배송 트럭이나 전용 물류허브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친근한 수령 장소가 된다.
게다가 편의점은 24시간 운영되므로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췄다. 이것은 단순한 속도보다 고객 편의와 삶의 흐름에 맞춘 배송 전략이라는 점에서 더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GS25는 ‘라스트마일’ 개념을 ‘라이프 마일(Life Mile)’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배송 인프라 설계를 의미하며, 도심 밀집 지역, 직장 밀접 지역, 1인 가구 중심지 등 다양한 환경에 따라 배송 수령 방식을 세분화하고 있다.
결국 라스트마일의 진짜 끝판왕은 가까움, 익숙함, 접근성이다. 그리고 그 모든 조건을 가장 자연스럽게 만족시키는 곳이 바로 우리 동네 GS25 편의점이다.